
들어가며누구나 할 수만 있다면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고 싶을 것이다. 때때로 주식시장은 천장 없이 가격이 치솟고, 때로는 엄청난 기세로 하락하기도 한다. 우리는 투자의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이런 시장의 흐름을 미리 읽어 성공하는 이야기에 익숙하다. 영화 에서 주인공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하여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된 주식을 대거 매입하여 막대한 수익률을 올린 이야기도 유명하고, 최근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현금비중을 늘리는 상황을 일부 사람들은 버블 붕괴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장의 흐름을 미리 예측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 당연하고, 그렇기..

잠깐 아래 문제를 생각해 보자. 문제 1: 다음 중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무조건 90만원을 받거나, 90% 확률로 100만원을 받거나.문제 2: 다음 중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무조건 90만원을 잃거나, 90% 확률로 100만원을 잃거나각 문제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 조사 결과 문제 1에서 대다수는 무조건 90만원을 받는 안전한 선택을 한다. 그리고 문제 2에서는 대다수가 90% 확률로 100만원을 잃는 도박을 택한다. 사실 산술적으로는 문제 1의 두 예시 모두 기댓값은 +90만원으로 동일하고, 문제 2의 경우는 모두 -90만원으로 역시 동일하다. 따라서 기계적 합리성을 가진 존재라면 각 문제가 제시하는 두 선택지에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 1에서는 안전한 위험회피 선택했고, ..

때때로 어떤 책들은 세상에 등장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그 설득력 덕분에 책은 유명해지고 인기를 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책이 제시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는 대중의 상식이 된다. 사람들은 이제 그 책을 읽지 않고 그 책의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도 그런 책이다. 는 리처드 도킨스의 1976년 작이다.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책의 핵심 주제는 간단하다. 책 속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생존 기계다. 즉 우리는 유전자로 알려진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로봇 운반자다."** 가 책이 전하는 핵심 메세지이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도 어느덧 50여년이 지났다. 책이 인기를 끈 덕에, 이 메시지는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에게 익..

잠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보자. "사람의 마음의 형성에는 타고난 기질과 성장환경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가?"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The blank slate, 2002)은 이른바 본성과 양육 문제(nature vs nurture) 라고 불리는 이 질문에 대해 집요하리만치 깊고 자세하게 탐구하는 책이다. 책의 제목인 빈 서판은 인간의 마음은 백지(타불라 라사, tabula lasa)와 같아서 경험과 학습(다르게 표현하면 양육)을 통해 빚어낼 수 있다는 근대 경험론적 믿음을 가리킨다. 핑커는 책 전반을 통해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마음에는 타고난 본성이 강한 영향을 미침을 다양한 근거를 통해 주장하며, 이러한 빈 서판 가설이 논리적으로 잘못될 뿐 아니라 여러 사회적 병폐를 가져올 ..